겹겹이 쌓인 실크와 얼룩덜룩한 빛과 그림자 사이로, 화면은 강남의 봄 풍경을 그린 듯 펼쳐진다. 인물이 옆으로 누워 있고, 긴 옷자락이 두루마리처럼 수면에 번져나간다. 풍부한 색채와 선이 얽혀 온화한 동양의 운치를 그려낸다. 눈빛은 함축적이며, 천 마디 말을 담은 듯하면서도 영욕에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보인다. 산들바람이 스치고 버들가지가 흔들리며, 화면 속 열두 컷이 고전적인 시정과 여성의 내면 고요한 잔물결을 조용히 눈앞에 펼쳐내며, 흐르는 당시송사 같다.